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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참소리 박물관[각주:1]을 다녀왔다.

 지난 화요일에 참소리 박물관을 다녀왔다. 몇 주 전 우리 부대에 소개 책자가 왔었는데, 그 책자를 읽고는 어찌나 가고 싶던지. 그러던 찰나에 후반기 집중 정신 교육 기간[각주:2] 중 기회가 생겨서 가게 된 것이다. 사실 소개 책자가 왔을 때나 이번에 가게 되었을 때나, 살짝 어리둥절 했었는데, 알고보니 우리 군단과 자매결연을 맺었다나. 박물관과 군단, 인가.

 참소리 박물관은 강릉 경포호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는 개인 박물관으로, 축음기를 중심으로 에디슨의 다양한 발명품을 전시해두고 있었다. 관장님은 어린 시절, 포터블 축음기(당시 기준으로 3층 건물 가격이었단다 ㄷㄷ)를 아버지로부터 선물받고 그 뒤로 축음기라는 것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6 · 25 전쟁으로 인해 피난하던 와중에도 그 축음기만은 놓지 않았다고 하니, 그 애정의 정도를 알만하다.

 그렇게 축음기를 하나 둘 수집해가면서, 축음기를 발명한 사람이 에디슨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에디슨의 다양한 발명품에도 손을 뻗쳤다는 이야기. 뭐랄까, 왠지 모르게 공감가는 이야기였다 큭큭. 그 액수와 세월의 스케일은 넘볼 수가 없지만서도.

 그래서, 박물관에는 수집품이 약 6천점이 있는데, 그 절반 이상이 축음기, 혹은 그 발전형 모델이었다. 모르긴 몰라도 포터블 축음기의 '당시 가격'이 3층 건물 스케일이었다는 얘기로 유추하건데, 하나 하나가 어마어마한 가격이겠지.

 가격은 그렇다치고, 자동 연주 악기나 축음기의 소리를 들어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경험이었다. 재생의 원리적인 면을 떠나서, 100년도 더 전의 사람 목소리를 듣는다는 게 묘한 감각이더군. 조선 왕실에서 서양 선교사로부터 축음기를 처음 선물받고 그걸 '귀신담은 상자', 라고 불렀다던가. 나와 서로 입장은 좀 다르지만 그 심정도 이해가 갈 법하다.

 음악 감상실도 있었는데, 축음기로부터 시작된 '재생음'이 여기까지 왔다, 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곳인 듯. 소규모 극장같은 공간에 뭔가 굉장한 스케일의 오디오 시스템이 버티고 있었다. 그 시스템 전체를 이용하는 건 연주회를 여는 특별한 날 뿐이라고 하고, 우리는 그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왜소한 스피커로 음악 감상을 했는데, 그게 참, 굉장하더라 ㅋㅋ 전체 시스템이 가동되면 어느 정도일 것인가. 전역하고 날짜에 맞춰서 다시 한번 찾아가든지 해야지 원. 그리고 그것과는 별개로 홈씨어터에 대한 나의 열망도 더더욱 불타오르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관장님의 수집욕을 뒷받침해주는 재력이 진심으로 부러웠고, 그 열정은 존경스러웠다. 그리고 그 총체적인 결과물인 박물관을 보고 나 스스로의 꿈을 키울 수 있었기에, 이번 박물관 견학은 정말로 좋은 경험이었다. 나도 반드시, 머지않은 미래에.

 전역 후, 기회가 닿는다면, 친한 친구들을 데리고 다시 한번 가고 싶은 곳이었다.


 아, 오고 가는 길에, 과거 널렁과의 자전거 여행[각주:3] 중에 통과했던 오죽헌 인근 길을 지나서 잠시 추억에 젖을 수 있었던 건 이번 견학의 보너스 같은 느낌이었달까? 오죽헌 쪽 코스는 여행 이후로 처음이거든. 사회에서 동떨어져 군생활하는 와중에도 이런 저런 계기로 아련하게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이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2. 연대장 이취임식에서 오랜만에 기수[각주:4].

 오랜만에, 라고는 하지만 사실 대대기수를 맡아본 건 처음이고. 지난 봄의 동원훈련 때는 중대기수였지. 행사의 스케일도 다르다보니 책임감의 레벨도 달랐고 -_

 기수는 행사에서 타 병사와는 위치나 액션이나 복장이 다르다. 위치는 대열 앞의 지휘관 좌측 후방. 총은 뒤로 걸어매고, 받들어 총, 세워 총, 따위의 지휘구호에 기로 액션을 취하고, 등등. 복장은, 단독군장에 흰 장갑, 흰 마후라 등이 추가.


 여튼, 개인적으로 군생활 중의 이런 경험, 참 좋아한다. 인생에 군생활은 한번인만큼, 전역하면 다시 못 해볼 경험이라면 꼭 해보는 게 좋다는 생각이라서. 대단한 경험일 필요는 없다. 그저 기회가 몇 번 없고, 자격도 제한되는 그런 경험이면 족할 뿐.

 그런 이유로 명예 상담관도 꽤 기분 좋게 (그리고 충실하게) 임무 수행 중이다.[각주:5] 또 사망한 간부 장례식에 뽑혀간다거나, 하는 것도, 죽은 사람한테는 미안하지만, 당시엔 꽤 기쁜 마음이었지 아마 큭큭.


 뭐, 결론은, 나 키 크다고 ㅋㅋㅋ

 키 크지 않은 살람은 죽었다 깨어나도 기수 같은 거 안 시킵니다 ㄳㄳ 전투복은 키가 커야 어울리거든 큭큭.




- 쓰고 싶은 얘기가 좀 더 있는데, 금새 용량 제한에 걸려버렸네. 주말로 미루도록 할까나~



  1. 홈페이지에도 정보가 있으니 참고바란다. 주소는 http://www.edison.kr/ [본문으로]
  2. 전반기와 후반기에 각각 한번씩 있는 집중 교육 기간. 각각 3일 동안 이루어진다. 대적관과 같은 기본적인 정신 전력의 교육은 물론, 부대원들의 단합을 도모하는 류의 교육도 실시한다. 작업병들에겐 휴식의 기간이지만, 계원들에겐 일하랴, 교육 받으랴, 지옥 같은 기간이 되기 십상. [본문으로]
  3. 때는 06년 8월이었던가, 최초 계획은 속초~부산 주파였으나, 실제로는 강릉까지 도착하고 ㅈㅈ. '7번 국도는 해안도로니까 평탄하겠지'라고 오해를 해버린 게 패인이었다. 당시 속초~양양 구간의 코스는, 그 동네에서 군생활을 하다보니 수도 없이 다시 밟게 되었다. [본문으로]
  4. 부대기 따위를 드는 자. 부대기는 부대를 상징하는 소중한 물건이다. 그런 거에 비하면 우리 대대기는 심히 막 다뤄지는 느낌이 들지만서도 -_ [본문으로]
  5. 사실 포상을 노리고 있다 ㅋㅋㅋ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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