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 복귀가 이틀도 남지 않은 이 시점, 음악으로 조금이나마 졸음을 쫓아보고자 하던 중, 'Hell March'를 음악 폴더 한 구석에서 발견했다. 불후의 명곡 Hell March는 Command & Conquer: Red Alert (96년도 출시작으로, 국내에서 게임을 즐겼다면 '적색 경보'로 알고 있을 것이다)에 배경음악으로 삽입된 곡이다.
커맨드 앤 컨쿼 시리즈, 게임을 어느 정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이름이라도 들어봤을 법한 시리즈다. C&C 1 - C&C RD 1 - C&C 2 - C&C RD 2로 시리즈의 계보는 이어진다. 그리고 전략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레드 얼렛 2는 많이들 해봤으리라 짐작된다.
하지만 C&C 2: Tiberian Sun과 그 이전의 작품들은 국내에서의 인지도가 그리 높지는 않다고 나는 생각한다. 아마 (준)올드 게이머임을 자부하는 사람 외에는 직접 해본 사람이 드물 거라고 생각한다. 특히 88년생인 필자보다 어린 게이머들 중에는 해본 사람이 거의 없으하리라 확신한다. '스타크래프트'의 압도적인 흥행이 시작될 무렵에 게임을 잡기 시작했을 나이대의 게이머가 다른 전략 시뮬레이션을 경험해봤으리라곤 생각하기 힘들다.
나의 경우, 최초로 접한 전략 시뮬레이션은 블리자드 사의 '워크래프트 2'였다. 그 때가 초등학교 3학년 생이었다. 워크래프트 2를 하며 전략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에 매력을 느껴가고 있던 그 때, 동네 형의 집에서 본 적색 경보는 워크래프트 2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나를 끌어당겼다. 현대전이라는 소재와 C&C 시리즈 특유의 인터페이스 및 게임 방식을 신선하게 느꼈었던 거 같다.
그 이후로 나는 항상 Westwood(EA에 합병, 폐쇄 되어버린 비운의 회사) 사의 C&C 시리즈(이젠 EA가 멋대로 제작하는 시리즈)의 추종자였다.
서두가 길었다. 이 글에서 소개하고자하는 게임은 C&C 시리즈 중 두번째작, C&C: Red Alert이다. 게임스팟 점수 9.6으로 PC게임 중 최고를 기록한 Diablo에 이어 9.5점으로 공동 2위에 랭크된 공인된 명작인 적색 경보는 가상 역사를 그 배경으로 한다.
간단하게 요약해서 시간을 여행하는 기술인 Chrono Shift를 개발한 아인슈타인이, 과거로 돌아가 훗날 자유 진영에 매우 위협적인 존재가 될 히틀러를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린다. 결과적으로 나치 독일에 의한 제2차 세계대전은 발발하지 않았지만, 덕분에 스탈린의 소비엣 연방이 자유 진영을 공격한다. 이상이 그 배경이다.
그리하여 캠페인을 시작하게 되면 연합군과 소련 중 한 진영을 골라 이야기를 진행하게된다. 연합군으로 엔딩을 본다면 그 후의 스토리는 C&C: Red Alert 2로 이어지게 된다. 반대로 소련으로 엔딩으로 보게되면 C&C: Tiberian Dawn으로 이어지게 된다. 그 자세한 경위를 설명하는 것도 재밌겠지만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서 생략한다.
그 외 멀티플레이 종류로는 웨스트우드 온라인을 통한 인터넷 대전, 모뎀 플레이, IPX 플레이, 그리고 혼자 즐기는 Skirmish 등이 있었다.
확장팩은 두 가지가 출시되었었다. 첫번째는 Counter Strike(국내명 '반격')으로, 새로운 유닛은 없는 미션팩이었다. 두번째는 Aftermath(국내명.. 기억이 나지 않는다;)로 여러 종류의 추가 유닛을 제공한 흥미로운 확장팩이었습니다.
현재 하드에 설치되어있지 않고 설치하자니 매우 귀찮..기에(더불에 경험상 윈도우즈 XP에서 게임을 구동하면 애로사항이 꽃피기 시작한다) 공식 스크린 샷을 빌려 게임의 양상을 설명하는 것으로 게임을 소개하겠다.

Soviet VS Soviet
소련 대 소련의 한 장면. 커맨드 앤 컨쿼 시리즈는 Fog of War는 있지만 한번 그 안개를 걷어내면 그 지역을 항상 볼 수 있는, 요즘 기준으론 다소 난감한 그런 안개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테슬라 코일 위에 뜬 렌치는 그 건물을 수리하고 있다는 의미로, 별도의 '일꾼'이 필요없이 바로 건물을 고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갈색 플레이어가 소련군의 주력인 헤비 탱크와 맘모스 탱크를 앞세워 러쉬들어오고, 그것을 미그 2기로 제지해보려는 다소 안쓰러운 상황이다.
우측 인터페이스의 MCV는 Construction Yard라는 C&C 시리즈 공통의 기본 건물로 전개 될 수 있는 유닛이다. 그 건물을 만들고 난 뒤에는 우측 바에서 건물을 지을 수 있다. 건물을 클릭하면 타이머가 돌아가고, 제작이 완료되면 클릭만으로 바로 맵 상에 배치할 수 있는 특이한 건축 방식을 자랑한다. Spy Plane, Paratroopers는 유닛이라기보단 특수 커맨드로, 전자는 고속 정찰기를 띄워 지역을 정찰할 수 있고, 후자는 말 그대로 선택 지역에 병사들을 떨군다. 비행장을 건설하면 생기는 커맨드다.

Tesla Coil 만세랄까
전기를 맘모스 탱크로 꽂아버리는 저 타워는 Tesla Coil이라고 불리는, 소련 최강의 방어시설이다. 보병은 100% 한방이고, 헤비 탱크도 2방이면 폭파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중앙 부근에 맘모스 탱크 중 붉은색으로 둘러쌓인 것이 있는데, 이는 소련의 특수 커맨드인 Iron Curtain(철의 장막)을 사용한 것이다. 저렇게 붉게 변한(혹은 고온의 철을 씌운) 기계 유닛은 반무적 상태이고, 접근하는 보병은 전부 타죽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른쪽 인터페이스 윗쪽에 Tanya가 있다. 레드 얼렛 2를 해본 유저라면 알겠지만 타냐는 특수 보병으로, 건물은 폭약으로 한방, 보병은 권총으로 한방을 자랑하는 유닛이다. 물론 인간이기에 탱크에 깔리면 돌아가시며, 기계 유닛을 상대할 별다른 수단이 없다. 이때만 해도 타냐는 수영을 못했다.
우측 인터페이스의 Mine Layer는 지뢰매설 차량으로, 재밌게도 소련의 지뢰매설 차량은 대인지뢰만을, 연방군의 차량은 대전차 지뢰만을 설치했었다. 아래쪽의 Chronoshift가 바로 레드 얼렛의 세계가 존재하게 된 원인에 해당하는 기술이다. 이 커맨드는 게임 상에서는 순간이동으로 생각하면 된다. 다만 보병은 순간이동 시키는 즉시 사망한다. APC에 보병을 태운 상태로 APC를 이동 시키면 내부에 타고 있던 보병 전원이 사망한다. 오로지 기계 유닛만 이동시키는 알 수 없는 기술이다.

연방군
연방군인 적색 플레이어가 라이트 탱크 4 대..와 헬기(이름을 잊었다) 3대로 공격을 하고 있다. 이상하게도 레드 얼렛에서 연방군은 미디엄 탱크와 라이트 탱크 같이 뭔가 왜소한 병기들만을 가지고 있었다. 덕분에 매우 전략적인 플레이를 요구했었다. 연방군의 헬기는 미사일을 쏘는 대전차 병기였다면, 소련의 헬기(Hind 하인드)는 기관총을 난사하는 대인 병기였다. 우측의 Camo Pillbox는 대보병 방어시설로 기관총을 사용하는 벙커이다. Turret은 고정포로, 대전차 방어시설이다. 어느 쪽이든 소련의 Flame Tower나 테슬라 코일에 비해 눈물나는.. 성능을 자랑한다. Tech Center는 고급 기술들을 제공하는 건물로, 한 예로 연방 같은 경우 Tech Center를 지으면 인공위성 발사가 가능해진다. 인공위성이 발사되는 순간 맵이 모두 밝혀진다.

전설의 개미 미션
전설의 개미 미션. 보는 바와 같이 레드 얼렛에는 실내 미션이 존재한다. 실내 미션들의 난이도는 대체적으로 어려웠다.

크로노 탱크
크로노 탱크는 애프터매스에서 추가된 연방군의 유닛으로, 크로노스피어의 도움없이 스스로 순간이동을 하는 탱크였다. 미사일을 발사하는 대전차 병기였다. 우측의 Thief는 말그대로 도둑놈..으로 광물 정제소나 사일로에 잠입시키면 돈을 일정량 빼오는 유닛이다.
C&C 시리즈에는 전력의 개념이 있는데, 발전소가 충분치 않아 전력 요구량을 못 채울 경우, 미니맵을 볼 수 없게 되고, 테슬라 코일 등이 작동하지 않으며, 건물 건설 시간이 길어지는 등의 패널티가 생긴다.

M.A.D. Tank
M.A.D. 탱크도 애프터매스에서 추가된 유닛이다. M.A.D.가 무엇의 약자인지는 기억이 잘 안나지만, 탱크를 전개시키면 'M.A.D. Tank deployed'라는 고유 나레이터 음성과 함께 탱크 뒷부분의 통이 급격한 피스톤 운동..을 한다. 그 후 수 초 뒤, 지진으로 인해서 주변이 초토화된다.

Missle Submarine
미사일 잠수함도 애프터 매스에서 추가된 소련의 유닛이다. 연방군에는 크루져라는 무시무시한 사정거리와 파괴력의 거대 전함이 있었는데, 물이 있는 맵에서 그 압박스러움을 견디지 못한 소련 유저들의 요구를 수용했지 싶다. 크루져와 마찬가지로 긴 사정거리와 강한 파괴력을 자랑하며, 그에 더해 이동 시에는 수면 아래로 이동한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Demolition Truck
레드 얼렛 2에서 리비아의 특수 유닛으로 악명을 떨쳤던 데몰리션 트럭이 폭발하는 장면이다. 미사일 사일로에서 발사하는 원자 폭탄과 다를 바 없는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우측의 엔지니어는 아군 건물을 즉시 수리하거나, 적 건물을 공격 & 점거하는 유닛이다. 전작에서는 엔지니어가 적 건물에 진입하는 순간 건물이 점령되었었지만, 레드얼렛에서는 일정 체력 이하의 건물에 진입해야 점령이 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점거 방식은 다음작부터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다. Shock Trooper는 레드 얼렛 2의 테슬라 보병의 전신으로, 이 때는 등에 배터리를 지고 꼬챙이로 적을 지지는.. 그런 모습의 유닛이었다. Yak는 미그 아래 단계의 전투기로 기관총을 쏜다.
이상으로 Command & Conquer: Red Alert의 리뷰를 마치겠다. 출시된지 10년이 넘은 게임이지만 요즘도 나로 하여금 당시 즐겼던 멀티 플레이를 회상하게 만드는, 그런 멋진 게임이다. 혹시 자신이 레드 얼렛 2를 매우 재미있게 했다면, 시각적 압박을 감수하고라서도 해볼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고전은 죽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