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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4/04
    3년 지나고 써보는 여행기 <2> (2)

 이튿날은 오사카의 북서쪽에 위치한 효고의 현청 소재지, 고베로 향했습니다. 미리 말하자면 일본을 여행하면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도시랍니다. 지진이 좀 무섭긴 하지만, 후에 꼭 살고 싶은 곳이네요.


망한 매체 광고


 그 인근 어디를 가더라도 그렇긴 하지만, 오사카에서 고베로 갈 수 있는 관문은 바로 우메다 역입니다. 수많은 레인이 하나의 실내 공간에 늘어서 있는 걸 보자니 감탄이 절로 나오더군요. 플랫폼 한 쪽 구석에는 소바 가게도 있었지요 아마. 저렴하게 한 번 먹은 기억이 납니다.




 신 고베 역에 도착. 역을 나서면 쭉 뻣은 대로가 이어집니다. 날씨가 무척 맑아서 겨울인데도 햇살이 얼마나 따스하던지. 이때 날씨가 좋지 않았다면 고베에 대한 인상이 좀 달라졌을지도 모르겠어요.




 바로 키타노이진칸으로 향했습니다. 이진칸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과거 외국인들이 많이 살던 지역이지요. 덕분에 건물이나 거리도 서양식, 이라는 느낌입니다. 뭐 사실 이곳을 찾게 된 계기는 좀 다른 것이었습니다만 큭큭.



이런 거죠






 계속 걸어서 그 유명한 풍향계의 집에 도착했습니다. 저한테는 풍향계의 집, 보다는 토오사카 저택 쪽이 익숙합니다만. 어쨌든 고풍스럽고 입지도 좋은 집입니다. 사람은 역시 이런 곳에서 살아야 하는데 말이죠. 집 앞의 소광장에서 멀리 내다보면 고베 전경은 물론 앞 바다까지 보인답니다.



 내부는 전시용 레이아웃이라 멋이 덜합니다만, 오래된 가구는 그래도 볼만하더군요. 좌측 사진은 식당입니다. 사진 오른쪽의 장롱 같은 것이 사실은 요리 엘리베이터라고 하네요. 지하에서 조리를 마치고 저 곳으로 올려보내는 거죠.



 이진칸 관광을 마치고 그대로 걸어서 고베 시내로 내려왔습니다. 호텔 몬토레 고베를 찾아 걷다가 재밌는 걸 발견했지요.



 바로 주류 자판기! 사실 지금 보면 별 대수로운 게 아닙니다만, 당시 저희의 나이가 (일본 기준, 추정) 미성년자와 성인의 경계에 있었기에, 매점에서 주류를 사기가 조금 뭐했답니다. 그래서 자판기를 발견하자마자 주위를 둘러본 후 낼름낼름. 며칠 뒤부턴 편의점에서 잘만 사먹었으면서, 처음엔 왜 그렇게 소심했는지 모르겠습니다 ㅋㅋ

 맥주 뽑는데 골목 저 편에서 할머님 두 분이 걱정스런 눈길로 보시던 게 생각이 나네요. 비행 청소년으로 비쳤던 걸까요?




 조금 헤맨 끝에 찾은 호텔 몬토레 고베. 내부 홀을 정원사 분께 허락을 받고 찍었습니다. 굳이 찾아간 이유는 보시는 바와 같이. 이번 여름으로 계획하고 있는 여행에서는 고베에서 숙박을 할 예정인데, 가격만 괜찮다면 이 호텔에서 묵어보고 싶네요.



 다음으로 향한 곳은 고베 차이나 타운이었습니다. 일본에서 가서 차이나 타운을 굳이 찾는 것도 재밌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파트너가 가자면 가는 거지요.





 장강이라는 음식점에서 라면과 이런저런 만두 및 춘권류를 먹었습니다. 저 라면이, 무시무시하게 짭니다. 아직도 그 농밀한 나트륨 기운이 기억나네요. 원래 음식을 짜게 먹는 저로서도 주춤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고베 시내의 소라쿠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조성되었다고 하죠. 일식 정원이지만 내부에는 당시에 지어진 서양식 건축물도 여럿 있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게 봄과 가을이라고 가이드에 쓰여있는데 봄과 가을에 여행을 다닐 여유가 없는 게 아쉽네요.



 시내 관광을 마치고 다시 성지 순례를 위해 포트 아일랜드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우선 고베 남부와 포트 아일랜드를 잇는 고베 대교의 북단에서 내렸습니다. 이때 타고 간 전철(?)이 독특했는데, 레일 위를 달리는 형식이 아닌, 타이어 달린 바퀴로 운행하는 방식의 탈 것이었지요. 굳이 표현하자면 궤도 코끼리 열차랄까요?



 경치는 멋졌습니다만, 유감스럽게도 다리 밑에 내려가고 나서야 제가 그리던 장소는 남단임을 알게 되었답니다. 친구의 배려에 힘입어 남단으로 속행했습니다.



 이름은 잊어버렸는데, 남단의 다리 밑에는 (설정대로) 공원이 있더라구요. 이리저리 사진을 찍고 다니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말을 걸어오셨습니다. 그리고는 가이드(?)를 자처하셔서 한참을 같이 다녔네요. 물론 저는 말을 이해 못하니 제 볼 일을 봤습니다만 큭큭.



 고베 대교를 걸어서 건넌 뒤 인근을 돌아다니다가 할아버지와 헤어진 뒤, 어딘가로 갔습니다. 지금 와서 가이드를 가만히 보니 MOSAIC라는 곳 같은데, 쇼핑몰과 레스토랑 거기에 대관람차까지 있는 화려한 곳이었지요. 거기서 보이는 야경은 익히들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악몽 높은 모 애니의 루프 중에도 불꽃놀이의 배경으로 나온 적 있구요 ㅋㅋ




 이후에 뭘 했는지 잘 기억은 안납니다만, 사진 순서를 보아하니 산노미야 역 부근에서 식사를 하고 어쩌다가 토라노아나에 들어갔나봅니다. 아마 이게 처음으로 가본 오타쿠 샵이었던 거 같은데, 성인 동인지 코너는 문화 쇼크에 들어갈 엄두를 못 냈던 기억이 나네요 ㅋㅋ


 숙소에 돌아와서 맥주 한 캔과 무척이나 비싼 과자를 몇 개 먹었답니다. 물가의 후덜덜함을 새삼스럽게 느꼈지요. 어쨌든, 과자 맛은 몰라도 맥주는 굳 ㅋ



 2편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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